<앵커 멘트>

똑 기자 꿀 정보, 오늘은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골목,

수원 행궁동 골목 얘기 해볼까 합니다.

수원하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이 먼저 떠오르는데, 정지주 기자, 행궁동은 좀 생소하네요.

<기자 멘트>

수원 화성은 조선 제22대 왕인 정조가 축조했는데요.

화성 성곽 일대가 바로 행궁동입니다.

수원 화성의 4대문을 기준으로 다양한 골목들이 형성돼 있는데, 동네 중앙에 있는 화성행궁에서는 조선시대 무예를 그대로 재현하는 공연도 펼쳐지고요.

예쁜 벽화와 공방도 인상적입니다.

또 가마솥에서 노릇노릇 튀긴 통닭 골목도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수원 화성 방문의 해로 지정돼 즐길 거리가 더 풍성한데요.

행궁동 골목으로 지금 가봅니다.

<리포트>

수원 화성은 1796년, 조선 22대 왕 정조가 지은 성곽이죠.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옮기면서 지은 건데요.

수원 화성의 4대문을 연결한 성곽이 있고, 이 일대가 행궁동입니다.

<인터뷰> 이장호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장) :”행궁동은 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의 성곽 내외에 12개 동이 포함된 지역입니다. 수원 화성 중앙에 있는 화성행궁에서 명칭을 따서 행궁동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행궁은 임금이 궁궐 밖으로 행차할 때 임시로 머물던 곳을 말합니다.

화성행궁은 조선시대 행궁 중 그 규모가 가장 큰데, 정조가 자주 머물렀다고 합니다.

왕이 거닐던 곳이라 해서 행궁동을 왕의 골목이라고도 부르는데요.

매일 오전 11시, 여기에선 조선의 무예를 그대로 재현한 ‘무예 24기’ 공연이 펼쳐집니다.

<인터뷰> 진승래 (수원 시립 공연단 수석단원) : “정조대왕이 화성행궁에 장용영이라는 군대를 주둔하게 했고 장용영의 군사들이 이곳에서 훈련하던 무예가 무예 24기입니다.”

외세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한 무예가 지금은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합니다.

작은 동작 하나도 놓칠 수 없는데요.

<인터뷰> 최정희 (부산시 부산진구) : “조선시대로 돌아간 것 같고 군사들의 무예를 보니까 정말 좋았습니다.”

<인터뷰> 수잔 레드리히 (독일) : “환상적인 무예 공연이었습니다. 정말 멋집니다.”

화성행궁의 북쪽, 장안문 방향으로 10분 정도 걸으면 정겨운 골목 하나를 만납니다.

아기자기한 벽화들이 인상적이죠.

자기 집 담벼락을 캔버스로 내놨습니다.

굴렁쇠를 굴리는 소년의 벽화엔 진짜 굴렁쇠가 붙어있고, 자전거 타는 소녀의 벽화에도 실제 자전거 바퀴가 놓여있습니다.

<인터뷰> 이윤숙 (행궁동 벽화마을 프로젝트 대표)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수원 화성이 등재되면서 행궁동이 문화재 보호 정책으로 개발이 제한되고 점점 쇠퇴해 갔습니다. 그래서 벽화를 통해 마을 골목에 생기를 불어넣게 되었습니다.”

집집마다 그려진 벽화에는, 동네 풍경과 함께 이곳 주민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항아리가 그려진 이 집엔 실제 빗물을 항아리에 받아 사용하는 할아버지가 살고 있습니다.

예쁜 화분들이 가득해, 지나가던 사람들도 호기심에 구경하고 간다는데요.

<인터뷰> 조영호 (경기도 수원시) : “내 이야기가 벽화에 그려지고 여러 사람들이 보러 와서 좋아하니까 활기차고 기분이 좋아요.”

이 골목엔 아직도 아이들 웃음이 끊이지 않는데요,

어린 시절 하던 땅따먹기, 오랜만이죠. 아이들에겐 골목이 최고의 놀이터입니다.

<녹취>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인터뷰> 이예림 (경기도 수원시) : “학교 끝나면 이 골목에서 친구들과 놀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도 하고 재미있어요.”

<인터뷰> 고은 (경기도 수원시) : “심심할 때마다 골목에 나와 놀 수 있어서 좋아요.”

벽화 덕분에 골목은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인터뷰> 박중자 (경기도 수원시) : “화사하고 누가 봐도 좋아 보이네요.”

<인터뷰> 이에스더 (경기도 화성시) : “벽화가 아기자기해서 산책하기 정말 좋습니다.”

이제 화성행궁의 남쪽, 팔달문 방향으로 가봅니다.

이곳은 한국의 전통을 느낄 수 있는 공방 골목인데요.

곳곳에 장인들의 손길이 느껴지는 멋스런 소품들로 가득합니다.

그 중 7년째, 이 자리를 지켜온 한 나무 공방을 찾았습니다.

경쾌한 소리가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잡는데요.

<인터뷰> 박영환 (나무 공방 운영) : “수원 화성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예술성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어서 공방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여기선 소정의 비용을 내면 체험도 가능합니다.

그 중 30분이면 만들 수 있는 솟대가 인기입니다.

솟대는 예부터 마을의 수호신으로 여겨졌죠.

오늘은 미니 솟대를 만들 겁니다.

나무를 원하는 모양으로 깎아 사포로 다듬어 줍니다.

핸드드릴로 머리를 연결할 구멍을 내어주고요.

몸통에 머리를 쏙 꽂아주면, 새 모양이 만들어집니다.

이걸 받침을 만들어 세우면 그럴싸한 솟대가 완성됩니다.

<인터뷰> 최인자 (경기도 수원시) : “모든 일이 만사형통으로 이뤄질 것 같고, 너무 좋습니다. 또 배우러 오고 싶어요.”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행궁동의 또 다른 명물, 통닭 골목이 나옵니다.

온통 통닭 간판들인데요.

100미터 정도 되는 골목에 13개 통닭집이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통닭 골목에 다녀가는 손님은 하루 평균 5천명. 무려 2,500마리 통닭이 팔려나간다고 합니다.

이곳 통닭은 가마솥에 바로 튀겨낸 옛날식입니다.

정말 노릇노릇하죠.

양도 푸짐합니다. 한 마리만 시켜도 두 접시 가득입니다.

튀김 반 양념 반으로 즐길 수도 있습니다. 통닭을 시키면 닭 모래주머니는 서비습니다.

이 골목에서 가장 오래된 통닭집입니다.

새로 단장해 깨끗해진 매장에선 빈자리를 찾기 어려운데요.

통닭 한 마리가 통째로 상에 오릅니다.

손님들 먹기 좋게 그 자리에서 바로 잘라줍니다.

행궁동 통닭 골목, 어떻게 시작된 걸까요.

<인터뷰> 고병희 (통닭집 운영) : “옛날에는 서민들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통닭이었습니다. 그래서 45년 전에 여기서 제가 통닭집을 차렸어요. 그 후로 통닭집이 하나하나생기면서 이 거리가 통닭 거리가 됐습니다.”

깨끗한 기름을 가마솥에 가득 붓고, 불을 붙여 서서히 달궈줍니다.

이곳은 닭에 튀김옷을 입히지 않고 생닭 그대로 튀겨냅니다.

옛날 방식 그대로죠.

가마솥은 열전도율이 좋아서 온도가 190도까지 올라가는데, 이렇게 고온에서 튀기면,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가마솥 표 통닭이 완성됩니다.

야들야들한 속살이 느껴지시나요?

이 옛날 통닭은 손님들에게 인기 만점입니다.

<인터뷰> 허완식 (경기도 수원시) : “아버지가 퇴근하고 사 왔던 튀김옷을 안 입힌 옛날 통닭의 맛을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전통과 현대의 멋이 잘 어우러진 행궁동.

그 골목을 거닐면서 왕이 된 기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