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일제시대 두만강을 건너 러시아에서 삶의 터전을 가꾸다,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된 동포들을 ‘고려인’이라고 하죠.

2017년은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최근 10년 간 고려인들의 국내이주가 급증했지만, 부모님을 따라온 4세대 어린이들은 적응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리포트>

국내 최대 고려인 밀집 지역인 경기도 안산시 선부동.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고려인 4세 어린이들이 낯선 언어와 씨름하고 있습니다.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이 고려인 지원단체에서는 백 여명의 어린이들이 한글을 배웁니다.

대부분 입국한 지 1년이 채 안 돼, 러시아어가 더 익숙합니다.

<인터뷰> 김미하일(고려인 4세/6살) : “한국말을 잘하게 되면 친구들하고 친하게 지내고, 궁금한 거 많이 물어볼거예요. 어른들한테 물어볼 것도 많아요.”

선생님을 자처한 고려인 중,고생들도 있습니다.

 

<녹취> “할아버지, 할머니 안녕하세요.”

어린 시절 몸소 체험했던 언어 장벽을 동생들이 조금이라도 일찍 극복하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인터뷰> 안블라드(고려인 4세/16살) : “같은 민족이라서 아이들이 더 한국어를 잘해야된다 생각하고, 도와주고 있어요.”

고려인들의 국내이주는 방문취업제가 시작된 2007년부터 급증해왔습니다.

현재 국내에는 4만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고려인 4세들은 재외동포법 상 외국인에 해당돼, 고등학교를 졸업할 나이가 되면 동반비자 기간이 만료됩니다.

어린 나이에 학업 포기가 속출하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김영숙(고려인지원단체 ‘너머’사무국장) : “(체류를) 허용을 해줘야 나중에 공부를 가르치거나 학습을 하거나 미래에 대한 진로를 제시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들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이 굉장히 답답하고…”

일제시대 고국을 떠났다 스탈린에 의해 강제 이주된 지 올해로 80주년.

‘고려인’이라는 이름으로 겪어야 했던 고된 여정은 4세대에 이르도록 계속되고 있습니다.